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재선되면서, 성소수자 권리와 관련된 정책들이 다시 한번 논쟁의 이슈가 되었었다. 캐나다 역시 예외는 아니다. 특히 공교육 현장에서 시행 중인 SOGI(Sexual Orientation and Gender Identity) 교육은 성소수자 학생들의 안전과 포용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 방법과 내용을 두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성에 관련한 지나치게 상세한 교육이 오히려 자녀들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줄 것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성교육(Sex Education)을 제공할 때에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고 성교육을 거부하는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캐나다의 SOGI 교육은 주(州)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BC주를 중심으로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특히 BC주의 경우, "SOGI 1 2 3" 프로그램을 통해 교사들이 성소수자 학생들을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LGBTQ+ 학생들이 학교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SOGI 교육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성소수자 청소년들의 높은 자살률과 우울증 비율을 근거로 들며, 학교가 안전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캐나다 통계에 따르면, LGBTQ+ 청소년들은 이성애자 청소년보다 정신 건강 문제를 경험할 확률이 2~3배 높다.
반면, 비판하는 측에서는 "지나치게 성 정체성을 강조함으로써 오히려 아이들에게 불필요한 관심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성적 발달 단계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시기인 만큼, 성소수자 교육이 아이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다.
SOGI 교육을 반대하는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가 가정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캐나다에서는 일부 지역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의 성별 정체성 변경을 학교로부터 알림받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이 시행되면서, "부모의 권리 vs. 아동의 프라이버시" 논쟁이 뜨거워졌다. 예를 들어, 앨버타주에서는 2024년 초, "학생이 원할 경우 성별 변경 사실을 부모에게 공유하지 않아도 된다"는 정책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SOGI 교육과 함께 성중립 화장실, 탈의실이 확대되면서, 생물학적 성별과 다른 성별 정체성을 가진 학생들의 이용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여학생 학부모들은 "딸이 남성 신체를 가진 학생과 같은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불편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SOGI 교육은 분명 성소수자 학생들을 위한 중요한 조치다. 그러나 모든 정책이 그렇듯, 적용 방식에 대한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SOGI 교육의 핵심은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존중하는 법"을 가르치는 데 있다. 그러나 그 방법이 지나치게 일방적이 되면 오히려 사회적 긴장을 높일 수 있다. 캐나다가 진정한 포용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성소수자 학생들의 안전과 일반 학생·학부모들의 우려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이 분열의 원인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통로가 되어야 할 때다.
(참고: 최근 BC주 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SOGI 교육을 받은 학교에서 LGBTQ+ 학생들의 학교 생활 만족도가 크게 향상되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반면, 일부 지역에서는 학부모들의 반발로 교육 일정이 연기되거나 수정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