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는
철새같은 나더러
백로처럼 따순 사월이나 오월에 오라 하시더니
이른 삼월에 백로처럼 하얀 옷을 입고서
정갈하고
반듯하고
꼿꼿하게
훨훨 날갯짓하며 하늘에 오르셨다
벚꽃잎이 눈처럼 날리던 사월의 어느 날
농부가 어린 모 쏙쏙 잘 들어가라고
겨우내 굳은 논바닥을 폭신한 나물처럼 삶아 놓으니
하얀 백로 한 마리가 바람처럼 사뿐히 내려앉았다
잘 삶아진 논에 물 넉넉하여
흡사 너른 강 같은데
백로는 논에서
나는 논둑에서
서로 멀찍이 서서 바라보며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제, 모가 잘 자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