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igration.ca캡처
2026년 방문비자·eTA 신청 580만건 전망
불법체류·부적격 난민신청 증가에 ‘방문자 무결성’ 강화
국가별 비자정책 40여개 요소로 평가
개인 신청자는 직업·재정·가족관계·귀국 가능성 집중 심사
캐나다 정부가 외국인의 방문비자 심사와 입국 관리의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다. 캐나다 연방 이민부(IRCC)가 최근 공개한 차관 인수인계 문서에 따르면 정부는 특정 국가 국민에게 비자 면제 혜택을 줄 것인지, 반대로 비자 의무를 부과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40여 가지 세부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비자정책 체계(Visa Policy Framework)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어느 나라가 캐나다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다. 해당 국가의 안보와 치안 상황, 여권 발급 및 신원확인 시스템의 신뢰성, 비자 위반과 불법체류 추이, 난민 신청 상황, 관광·무역 등 캐나다와의 경제적 관계까지 폭넓게 들여다본다.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방문비자 등을 이용해 캐나다에 입국한 뒤 체류기간을 넘기거나 난민보호제도를 이용하는 사례에 대한 정부의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IRCC는 2024년 여름부터 이른바 ‘방문자 무결성 강화 전략’을 추진하면서 부정 신청과 비자제도 악용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심사를 강화해 왔다.
캐나다를 찾으려는 외국인은 오히려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IRCC는 2026년 방문비자(TRV)와 전자여행허가(eTA) 신청이 약 580만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5년 약 555만건보다 25만건가량 늘어난 규모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40여개 기준’을 개인 방문비자 신청자가 통과해야 하는 40개 체크리스트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이 기준은 기본적으로 어떤 국가 국민에게 비자를 요구할 것인지 또는 비자를 면제할 것인지를 정부가 판단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정책 기준이다.
개인이 실제 Temporary Resident Visa(TRV)를 신청할 때는 별도의 심사가 이뤄진다. 비자 심사관은 신청자의 해외여행 기록과 캐나다 방문 목적, 본국에 남아 있는 가족관계, 직업과 소득, 재산 및 재정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은 “캐나다 방문을 마친 뒤 실제로 본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충분한가”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캐나다에 가족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비자 거절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청자의 직업이나 재정 기반이 약하고 본국과의 연결고리가 부족한 반면 캐나다에 가까운 가족이 집중돼 있다면 심사관은 체류기간이 끝난 뒤 귀국할 것인지 더욱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
캐나다 방문 목적도 명확해야 한다. 관광이라면 여행계획과 체류기간, 비용을 부담할 능력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가족 방문이라면 초청인과 신청자의 관계 및 체류계획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방문비자 신청 과정도 eTA보다 훨씬 복잡하다. TRV 신청자는 기본적인 개인정보뿐 아니라 방문 목적을 입증할 수 있는 각종 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대상자는 지문과 사진 등 생체정보(Biometrics)를 제공해야 한다. 신청 내용에 따라 추가 서류 제출이나 보안 심사가 요구될 수도 있다.
필요한 경우 캐나다 국경관리청(CBSA)이나 캐나다 안보정보청(CSIS) 등이 관련 심사에 관여할 수도 있다.
반면 한국을 포함한 비자 면제국 국민이 일반적으로 항공편을 이용해 캐나다를 방문할 때 사용하는 eTA(Electronic Travel Authorization)는 훨씬 간단하다.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고 대부분의 일반적인 신청은 자동화된 시스템을 통해 신속하게 처리된다. 다만 eTA를 받았다고 해서 캐나다 입국 자체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최종 입국 허가는 캐나다 공항이나 국경에서 입국심사를 담당하는 국경관리관이 결정한다. 방문 목적이나 체류계획 등에 의문이 있을 경우 추가 질문이나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정책 변화는 캐나다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도 관심거리다. 한국 국적자가 관광이나 가족 방문 목적으로 항공편을 이용해 캐나다에 입국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TRV 대신 eTA 대상이기 때문에 이번 방문비자 심사 강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TRV 필요 국가 국민과 동일하게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캐나다 한인이 한국 이외의 국가에 거주하는 가족이나 친지를 초청하는 경우라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방문비자가 필요한 국가의 가족을 초청할 때는 단순히 캐나다 측에서 초청장을 보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신청자 본인이 왜 캐나다에 오는지, 얼마나 머무를 것인지, 체류비를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 그리고 방문을 마친 뒤 왜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부모나 가족을 캐나다로 초청하는 한인이라면 신청서를 작성할 때 방문 목적과 체류기간을 지나치게 모호하게 적거나 실제 상황과 맞지 않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방문비자는 ‘캐나다에 들어올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일정 조건을 충족했을 때 발급되는 임시 입국 허가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캐나다 정부가 최근 이민자 숫자 관리와 임시체류자 제도 정비에 나선 가운데 방문자 관리 역시 한층 엄격해지고 있다.<뉴스/사진: 밴쿠버 교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