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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름값 22.8% 뛰었다” 캐나다 물가 3% 고착, 금리 인하도 멀어지나

 

unsplash캡처

 

8월 소비자물가 3.0% 상승…7월과 같은 수준
휘발유 22.8%·여행상품 26.1% 급등…월세도 2.8% 올라
식료품 상승률 2.8%로 둔화…2024년 7월 이후 처음 전체 물가 밑돌아
CIBC “에너지발 물가 확산 제한적”…캐나다중앙은행 금리 동결 전망

 

캐나다의 물가상승률이 3%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중동 분쟁의 영향으로 휘발유 가격이 1년 전보다 20% 넘게 오른 데다 여행비와 월세까지 상승하면서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

 

다만 최근 물가 상승을 주도했던 식료품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에너지를 제외한 기조적인 물가 압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캐나다중앙은행(BOC)이 당장 추가적인 금리 조정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 상승했다. 이는 7월의 3.0%와 같은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는 소비자물가가 0.1% 하락했다.

 

가장 큰 부담은 여전히 기름값이었다. 8월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8% 상승했다. 7월의 25.7% 상승보다는 오름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의 높은 상승률이다. 중동 지역의 분쟁이 국제 에너지 가격에 영향을 미치면서 캐나다 주유소 가격에도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휘발유를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물가 상승률 3.0%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현재 캐나다의 물가 상승에서 에너지 가격이 차지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캐나다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또 다른 물가 부담은 여행이었다. 8월 여행 패키지 가격은 1년 전보다 무려 26.1% 급등했다. 7월 상승률 15.2%보다 크게 확대됐다. 통계청은 항공유 가격 상승에 따른 연료 할증료와 기저효과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캐나다인의 미국 여행이 크게 감소하면서 당시 항공료와 여행상품 가격에 하방 압력이 발생했던 것이 올해의 전년 대비 상승률을 더욱 크게 보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전월과 비교하면 8월 여행상품 가격은 2.9% 하락했다.

 

세입자들의 부담도 다시 커지고 있다. 캐나다의 월세는 8월 전년 대비 2.8% 상승했다. 7월의 2.5%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매니토바와 온타리오의 임대료 상승이 전국 평균을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반면 매주 장을 보는 소비자들에게는 모처럼 반가운 신호도 나타났다. 슈퍼마켓에서 구입하는 식료품 가격은 8월 전년 대비 2.8% 상승해 7월의 3.1%보다 상승세가 둔화했다. 특히 식료품 물가상승률이 전체 물가상승률 3.0%를 밑돈 것은 2024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치즈와 요구르트 등 유제품 가격 상승세가 크게 둔화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유제품 가격은 7월 전년 대비 3.1% 상승했지만 8월에는 상승률이 0.7%까지 떨어졌다.

 

돼지고기와 조미료, 향신료, 식초 등의 가격 상승폭도 줄어들면서 전체 식료품 물가를 끌어내렸다. 하지만 장바구니 물가가 과거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의미는 아니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식료품 가격은 2021년 8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29% 높은 수준이다. 즉 최근 식료품 가격이 떨어졌다기보다는 ‘가격이 올라가는 속도’가 느려졌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의류 가격에서는 소비자들이 일부 부담을 덜었다. 8월 의류 가격은 전년보다 1.1% 하락했다. 남성 의류가 2.3%, 아동 의류가 1.9% 떨어진 것이 전체 의류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지역별로는 대서양 연안 지역의 물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컸다. 노바스코샤와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 뉴펀들랜드래브라도 등에서 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번 발표의 최대 관심사는 캐나다중앙은행의 향후 금리 결정이다. CIBC 이코노믹스의 앤드루 그랜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체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높은 에너지 가격이 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캐나다 경제가 미국의 관세 및 무역정책으로 성장 하방 위험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근원적인 물가 지표가 심각한 경고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캐나다중앙은행이 다음 금리 결정에서도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향후 물가 전망에는 불확실성이 크다. 국제유가 상승이 계속되는 데다 미국의 관세정책과 캐나다의 보복관세가 상품 가격에 얼마나 전가될지도 변수다. 로이터는 9월 들어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하고 무역 갈등의 가격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경우 다음 소비자물가 지표가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결국 8월 캐나다 물가는 ‘장바구니는 조금 진정됐지만 기름값과 여행비, 월세가 그 자리를 대신한 모습’으로 요약된다.

 

특히 식료품 가격 상승세가 둔화한 것은 가계에 긍정적인 신호지만, 휘발유 가격이 1년 새 22.8% 뛰고 월세마저 다시 상승폭을 키우면서 캐나다인들이 체감하는 생활비 부담이 빠르게 사라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뉴스/사진: 밴쿠버 교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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