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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처방약 규정 확 바뀐다” 캐나다 약물관리 개편, 한인들 ‘한국 갈 때 약 챙기기’ 특히 주의

 

Unsplash @Roberto Sorin

 

복잡했던 통제약물 규정 현대화…약사 역할·처방 관리 체계 정비

한국 방문 때 수면제·진통제 등 가져간다면 약 종류별 반입 규정 확인해야

연방 규정과 주정부 약사 권한 달라…“약국에 먼저 확인” 가장 안전

 

캐나다의 처방약 가운데 마약성 진통제와 일부 수면제·항불안제 등 ‘통제물질(controlled substances)’을 관리하는 제도가 현대화되면서 약국과 의료현장의 처방 관리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캐나다 보건부는 오랫동안 여러 규정에 나뉘어 있던 통제물질 관리 체계를 정비하고, 약사와 의료진이 보다 일관된 기준에 따라 처방약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해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확대됐던 약사의 역할이 통제약물 관리에서도 중요한 변화로 자리 잡았다. 보건부에 따르면 약사는 일정한 요건 아래 기존 통제약물 처방을 연장하거나 갱신하고 처방전을 다른 약국으로 이전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약의 제형이나 복용량·복용 일정 조정 등도 연방 규정상 허용될 수 있다. 다만 실제 약사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각 주와 준주의 약사 관련 법규와 면허 규정을 함께 따라야 한다.

 

한인들이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은 한국이나 미국 등 해외여행 때 처방약을 가지고 출입국하는 경우다. 캐나다에서는 모든 처방약에 똑같은 휴대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통제약물의 종류에 따라 규정이 다르다.

 

예를 들어 모르핀, 옥시코돈, 메타돈, 하이드로모르폰 등 마약성 또는 특정 통제약물을 가지고 캐나다를 출입국할 경우 현재 보건부 지침상 일반적으로 한 차례 치료에 필요한 양 또는 30일분 가운데 적은 양까지만 허용된다.

 

반면 로라제팜(lorazepam), 알프라졸람(alprazolam), 졸피뎀(zolpidem) 등 이른바 ‘targeted substances’로 분류되는 일부 약물은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90일분까지 허용될 수 있다.

 

따라서 “캐나다 처방약은 이제 모두 90일분까지 해외에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특히 한국을 자주 방문하는 한인 시니어들이 수면제나 강한 진통제, 불안장애 치료제 등을 장기간 복용하고 있다면 출국 전 자신이 복용하는 약이 어떤 분류에 해당하는지 약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은 가능하면 약국에서 받은 원래 용기와 라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보건부는 통제약물을 가지고 캐나다에 입국할 때 처방받은 약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적절한 약국 또는 병원 포장과 라벨을 요구하고 있으며, 해당되는 경우 세관에 신고해야 한다.

 

한국으로 가져가는 경우에는 캐나다 규정만 확인해서도 안 된다. 캐나다에서 합법적으로 처방받은 약이라도 한국에서는 반입이 제한되거나 별도의 허가가 필요한 성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 보건부 역시 해외로 여행하는 경우 목적지 국가의 규정을 별도로 확인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특히 수면제나 신경안정제, ADHD 치료제, 강한 진통제 등은 일반 혈압약이나 콜레스테롤약과 똑같이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한인 환자들이 체감할 또 다른 변화는 약국에서의 처방 관리가 과거보다 유연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통제약물은 일반 처방약보다 처방 변경이나 이전, 조제 과정에서 훨씬 복잡한 절차가 적용돼 왔다. 연방정부가 관련 규정을 현대화하면서 약사들이 환자의 치료가 중단되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처방 관리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중요한 원칙이 있다. 연방정부가 허용한다고 해서 모든 약사가 전국에서 동일한 권한을 갖는 것은 아니다.

 

실제 처방 변경이나 조제, 투약 등에 관한 약사의 업무 범위는 BC주를 비롯한 각 주·준주의 법률과 약사 규제기관의 기준을 함께 적용받는다. 보건부도 연방 규정 외에 주정부나 준주 규정이 더 엄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결국 한인 환자 입장에서 이번 제도 변화를 가장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약국에서 처리할 수 있는 처방 업무는 점차 편리해지고 있지만, 통제약물에 대한 안전 규제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보는 것이다.

 

특히 한국과 캐나다를 자주 오가는 한인들에게는 세 가지가 중요하다. 해외에 가져갈 약이 있다면 먼저 약사에게 통제약물인지 확인하고, 약국에서 받은 원래 용기와 처방 라벨을 유지하며, 한국 등 목적지 국가의 반입 허용 여부를 출국 전에 별도로 확인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90일분까지 괜찮다’는 말만 믿고 약을 챙기는 것은 피해야 한다. 약의 성분과 법적 분류에 따라 캐나다 국경에서 허용되는 양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처방약 관리 체계가 환자 편의를 높이는 방향으로 현대화되고 있지만, 해외여행이 잦은 한인들에게는 오히려 “내가 먹는 약이 어느 종류에 속하는지 정확히 아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뉴스/사진: 밴쿠버 교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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