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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캐나다, 美 51번째 주 혜택만 원해” 트럼프, 무역협상 결렬 뒤 다시 ‘합병론’ 꺼냈다

 

Global News캡처

 

트럼프 “주(州)는 되기 싫으면서 미국의 혜택은 원한다”…협상 결렬 후 첫 공개 발언
캐나다산 200억달러 규모 상품에 50% 관세 발효…카니 “나쁜 합의 받아들일 수 없다”
자동차·제3국 무역협정·퀘벡 불어권 문제가 막판 쟁점…캐나다 9월 8일 맞불관세 예고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협상이 막판에 결렬되면서 양국 관계가 다시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 결렬 이후 첫 공개 발언에서 캐나다를 향해 “미국의 주가 되지는 않으면서 주가 누리는 혜택은 모두 원한다”고 주장하며 과거 논란을 일으켰던 ‘캐나다 51번째 주’ 발언을 다시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캐나다는 주(State)가 되지 않으면서 주가 되는 데 따른 혜택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농민들이 오랫동안 캐나다의 높은 관세로 피해를 봤다는 취지로 불만을 나타내며 “더 이상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양국이 사실상 “매우 공정한(very fair) 무역합의”에 도달했으며 문서 작업만 남았다는 취지로 말했고, 미국은 당초 예정됐던 새로운 50% 관세 발효도 사흘 연기했다. 

 

당시 협상안에는 캐나다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철강·알루미늄 관세 역시 일정 물량에 대해 50%에서 25%로 낮추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었다.

 

그러나 막판 협상에서 상황이 돌변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워싱턴에 파견된 협상단을 철수시키고 미국과의 협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카니 총리는 미국 측이 제시한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캐나다가 요구받은 것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미국은 캐나다산 약 200억달러 규모 상품에 50% 관세를 발효했다. 캐나다는 이에 맞서 오는 9월 8일부터 미국산 제품에 ‘달러 대 달러(dollar-for-dollar)’ 방식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철강과 유제품 등을 비롯한 여러 미국산 상품이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이번 협상이 막판에 무너진 핵심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자동차다.

 

미국은 캐나다산 자동차에 적용되는 25% 관세를 15%로 낮추는 방안을 협상했지만, 캐나다산 중·대형 트럭까지 같은 조건을 적용하는 데는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니 총리는 자동차 분야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미국이 승용차 중심의 합의만 받아들이고 중·대형 차량으로 확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캐나다로서는 온타리오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걸린 문제다. 자동차와 부품은 국경을 여러 차례 넘나들며 생산되는 북미 통합 공급망의 대표적인 산업이어서 관세가 장기간 유지될 경우 캐나다 공장뿐 아니라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 번째이자 더욱 민감한 문제는 캐나다가 다른 나라와 체결하는 무역협정에 미국이 일정한 제한을 두려 했다는 주장이다.

 

카니 총리에 따르면 미국 측 협상안에는 캐나다가 제3국과 추진할 수 있는 무역협정에 제한을 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캐나다 정부는 이를 국가의 독자적인 통상정책을 침해할 수 있는 조건으로 판단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가 자유무역을 믿는 국가이며 미국이 이를 제한하려 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조건은 최근 캐나다가 추진해온 무역 다변화 전략과도 정면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있었다. Global News는 이런 제한이 인도네시아·아랍에미리트(UAE)와의 최근 협정이나 인도와의 무역협상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었다고 전했다.

 

세 번째는 예상 밖의 프랑스어와 퀘벡 문화 문제였다.

 

카니 총리는 미국 측 제안에 프랑스어 사용 및 퀘벡 문화와 관련해 캐나다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으로 미국이 어떤 조항을 요구했는지는 아직 완전히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는 이미 유제품과 주류를 둘러싼 갈등도 깊게 쌓여 있다.

 

미국은 캐나다의 유제품 공급관리제도와 수입쿼터가 미국 농민들의 시장 접근을 제한한다고 오랫동안 비판해왔다. 일부 유제품은 쿼터를 초과하면 200%가 넘는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 미국은 캐나다 각 주정부가 운영하는 주류 유통제도와 미국산 주류 판매 제한 역시 불공정한 무역장벽이라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미국 농민들이 오랫동안 막대한 관세를 부담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유제품 문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캐나다 측 시각은 다르다. 캐나다는 미국이 지난해부터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등에 국가안보를 이유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먼저 기존 북미 자유무역질서를 흔들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번에 새로 발효된 50% 관세는 기존 USMCA 특혜 여부와 관계없이 일부 캐나다 제품에 적용되면서 양국 간 갈등을 더욱 확대했다.

 

양측이 이렇게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불과 며칠 전까지 “거의 타결됐다”던 협상이 어떻게 갑자기 무너졌느냐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19일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를 낙관했고 캐나다 측 협상 책임자인 도미닉 르블랑 장관 역시 양국이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막판 문구와 조건을 놓고 이견이 커지면서 결국 카니 정부가 협상장을 떠나는 선택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렬 직후 경제적 쟁점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시 ‘51번째 주’ 프레임을 꺼냈다. 이는 단순한 관세 협상을 넘어 캐나다의 국가적 자존심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과거에도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방안을 여러 차례 언급해 캐나다 정치권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카니 정부 역시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카니 총리는 10개 주 총리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미국 관세로 피해를 입는 캐나다 기업과 노동자에 대한 추가 지원대책을 논의했다. BC의 데이비드 이비 주총리와 온타리오의 더그 포드 주총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주총리도 연방정부의 강경 대응에 힘을 실었다.

 

특히 포드 주총리는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캐나다 역시 “달러에는 달러로, 관세에는 관세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문제는 양국의 관세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어느 한쪽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은 캐나다의 최대 수출시장이지만 미국 역시 캐나다산 원유와 천연가스, 목재, 알루미늄, 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상품과 원자재를 공급받고 있다. 두 나라의 제조업 공급망은 수십 년 동안 사실상 하나의 경제권처럼 움직여왔다.

 

따라서 미국의 관세는 캐나다 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만, 동시에 캐나다산 상품과 원자재를 사용하는 미국 기업의 비용 상승과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캐나다의 9월 8일 보복관세 역시 미국 기업과 농민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USMCA의 미래다. 이번 양자 협상이 결렬되면서 미국·캐나다·멕시코를 묶는 북미 자유무역 체제의 향후 협상도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Reuters는 이번 갈등이 USMCA를 둘러싼 향후 협상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두 정상은 관세를 낮추고 새로운 무역관계를 만들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미국은 50% 관세를 발효했고, 캐나다는 9월 8일 보복관세를 예고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51번째 주’를 입에 올렸다. 세계에서 가장 긴 국경을 공유하고 가장 밀접한 경제관계를 구축해온 두 이웃 국가의 갈등이 이제 단순한 관세협상을 넘어 경제주권과 국가 자존심을 건 정면충돌로 번지는 모습이다. <뉴스/사진: 밴쿠버 교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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