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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유방암 환자 희소식" 캐나다, 안면홍조 신약 첫 승인

 

Youtube @Med-Chemist캡처

 

유방암 치료 중 극심한 안면홍조와 야간발한으로 고통받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의 길이 열렸다. 캐나다 보건부(Health Canada)가 호르몬을 사용하지 않고 증상을 완화하는 신약을 공식 승인하면서, 장기간 항호르몬 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승인이 단순한 증상 완화를 넘어 암 치료 중단을 줄이고 완치율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캐나다 보건부는 최근 독일계 제약회사 바이엘(Bayer)이 개발한 엘린자네탄트(Elinzanetant, 제품명 Lynkuet)의 유방암 환자 적응증 확대를 승인했다. 

 

이 약은 지난해 폐경기 여성의 안면홍조 치료제로 먼저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유방암 환자들에게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이번 승인은 특히 호르몬 수용체 양성(HR+) 유방암 환자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70%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아 암이 자라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형이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타목시펜(Tamoxifen)이나 아로마타제 억제제(Aromatase Inhibitors) 같은 항호르몬 치료제를 최소 5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복용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치료 과정에서 체내 에스트로겐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폐경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하루에도 수십 차례 얼굴이 화끈거리는 안면홍조와 밤새 땀으로 잠을 설치는 야간발한은 환자들의 일상생활을 크게 무너뜨리는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일반 폐경 여성은 호르몬 대체요법(HRT)을 받을 수 있지만 유방암 환자는 호르몬이 암 재발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사실상 사용할 수 없다.

 

엘린자네탄트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비호르몬 치료제다. 이 약은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는 대신, 에스트로겐 감소로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뇌 속 KNDy 신경세포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안면홍조와 야간발한을 줄이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이다. 호르몬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유방암 환자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동안 의료현장에서는 뚜렷한 대안이 없어 항우울제인 이펙서(Effexor)나 항경련제인 가바펜틴(Gabapentin)을 '오프라벨(Off-label)' 방식으로 처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들 약은 졸음과 피로감, 집중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적지 않았고, 안면홍조 개선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토론토 시나이 헬스(Sinai Health) 암센터의 크리스틴 브레즈던-매슬리 박사는 "유방암 환자들이 수년 동안 고통을 견디면서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던 문제가 이번 승인으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은 국제 임상 3상 연구인 OASIS-4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18세부터 70세까지 유방암 환자 395명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진행된 연구에서 엘린자네탄트를 복용한 환자들은 위약군보다 안면홍조 발생 횟수와 강도가 모두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며, 수면의 질도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의 91.6%가 임상시험 종료 후에도 2년 연장 연구에 참여하기를 희망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다는 점도 주목된다. 보고된 부작용은 졸음과 피로, 설사 등이 대부분이었으며, 심각한 안전성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문의들은 이번 신약이 암 치료 자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안면홍조와 야간발한이 너무 심해 항호르몬제를 임의로 중단하는 환자가 적지 않은데, 증상이 완화되면 치료를 끝까지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결국 환자의 복약 순응도가 향상되면 재발 위험을 낮추고 장기 생존율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현재 엘린자네탄트는 캐나다에서 사용 승인은 받았지만 온타리오의 OHIP를 비롯한 각 주정부 공공약제보험에는 아직 등재되지 않았다. 약값도 공개되지 않아 보험 적용 여부가 실제 환자 접근성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한인 여성들에게도 중요한 소식

 

이번 승인은 캐나다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들에게도 의미가 크다. 캐나다 암협회에 따르면 유방암은 여성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 가운데 하나이며, 조기 발견과 장기간 항호르몬 치료를 받는 환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국계 여성들도 서구화된 식습관과 고령화 영향으로 유방암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어 치료 후 삶의 질 관리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그동안 많은 한인 환자들은 극심한 안면홍조와 불면증을 참으면서 치료를 이어가거나, 일부는 부작용 때문에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사례도 있었다.

 

종양 전문의들은 "이제는 암 치료의 목표가 단순히 생존을 넘어 정상적인 일상과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비호르몬 치료제의 등장은 장기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유방암 환자들에게 "심한 안면홍조와 야간발한을 참기보다 담당 종양 전문의와 상담해 새로운 치료 옵션이 본인에게 적합한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향후 각 주정부 공공약제보험에 신속히 등재된다면 더 많은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뉴스/사진: 밴쿠버 교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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