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News캡처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열린 대규모 성소수자(LGBTQ+) 프라이드 행사 인근에서 차량 돌진과 흉기 공격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독일 경찰은 이번 사건을 이슬람 극단주의에 의한 테러 가능성이 높은 사건으로 보고 용의자에 대한 전국적인 추적에 나섰다.
사건은 25일(현지시간) 베를린 도심 티어가르텐(Tiergarten) 공원 인근에서 열린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Christopher Street Day·CSD) 행사 종료 무렵 발생했다. 당시 수십만 명의 참가자가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참여하고 있었으며, 흰색 승합차 한 대가 갑자기 군중을 향해 돌진한 뒤 여러 명을 들이받았다. 차량은 나무를 들이받고 멈춰 섰으며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독일 경찰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최소 1명이 숨졌으며 16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일부 피해자는 중상을 입었고, 차량이 멈춘 뒤 흉기가 사용된 정황도 확인돼 수사당국이 차량 돌진과 흉기 공격이 연계된 단일 테러인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21세 남성 압둘 B.(사진.Abdul B.)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공개 수배했다. 그는 독일 국적자로 레바논계 가정 출신이며, 과거부터 극단주의 성향으로 정보기관의 관리 대상에 올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청소년 범죄로 복역한 전력이 있으며 최근 석방된 뒤 다시 급진화된 것으로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수사당국은 용의자가 범행에 사용한 승합차를 직접 임대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그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했다. 사건 당시 차량에 함께 타고 있던 이란 국적 남성 1명이 체포돼 공범 여부를 조사받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가 여전히 무장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시민들에게 접근하지 말고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사건으로 베를린 프라이드 행사는 즉시 중단됐고 예정됐던 공연과 축하 행사도 모두 취소됐다. 현장에는 대규모 경찰과 구급대가 출동해 부상자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수많은 참가자들은 충격 속에 대피했다. 사고 직후 베를린시는 피해 가족과 실종자 확인을 위한 긴급 지원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번 사건을 "독일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회를 겨냥한 공격"이라고 규정하며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처벌을 약속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도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극단주의와 증오 범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독일은 최근 몇 년 동안 차량 돌진과 흉기 공격 등 이슬람 극단주의와 연관된 사건이 잇따르면서 치안 문제가 정치권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사건 역시 오는 지방선거를 앞둔 독일 사회에서 이민 정책과 대테러 대책을 둘러싼 논쟁을 더욱 가열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와 연방수사국(FBI)은 그동안 대규모 축제와 퍼레이드, 스포츠 행사 등을 잠재적인 테러 표적으로 분류해 경계를 강화해 왔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 내 프라이드 행사와 대형 공공행사에 대한 보안 점검도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차량 돌진 공격은 특별한 무기 없이도 큰 피해를 낼 수 있어 유럽과 미국 모두가 공통으로 대비해야 할 테러 유형이라고 분석한다.
이번 사건은 성소수자 공동체뿐 아니라 독일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안겼다. 베를린 시민들은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자발적인 추모 공간을 마련했으며, 시민단체들은 "증오와 폭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연대와 자유, 다양성의 가치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뉴스/사진 밴쿠버 교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