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축구가 마침내 월드컵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캐나다 축구 국가대표팀이 18일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 BC 플레이스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카타르를 6-0으로 완파하며 월드컵 본선 무대 사상 첫 승리를 거뒀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단 한 차례도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던 캐나다는 개최국의 자존심을 걸고 나선 이번 대회에서 역사적인 첫 승을 신고하며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특히 이번 6골 차 승리는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소속 국가가 월드컵 본선에서 기록한 역대 최다 점수 차 승리로 기록되며 캐나다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로 자리 잡게 됐다.
경기장에는 마크 카니 총리를 비롯해 5만여 명의 팬들이 운집해 붉은색 유니폼과 국기를 흔들며 열광적인 응원을 펼쳤다. 밴쿠버뿐 아니라 토론토와 몬트리올, 캘거리 등 전국 곳곳에 마련된 팬 페스트와 응원전에서도 승리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이날 경기의 절대적인 주인공은 공격수 조너선 데이비드였다.
캐나다 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인 데이비드는 전반 29분 타존 뷰캐넌의 패스를 받아 골망을 흔들며 첫 득점을 기록한 데 이어 전반 추가시간 다시 한 번 카타르 골문을 열었다. 후반전에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해트트릭을 완성,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캐나다 선수 최초의 해트트릭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개최국 선수가 월드컵 본선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결승전에서 제프 허스트가 세 골을 넣은 이후 60년 만의 일이다.
캐나다의 공격은 경기 내내 멈추지 않았다.
전반 16분 사일 라린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후반에는 교체 투입된 네이선 살리바가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성공시켰다. 이어 카타르 수비진의 자책골까지 나오면서 스코어는 순식간에 6-0까지 벌어졌다.
1986년과 2022년 두 차례 월드컵 본선에서 총 1골에 그쳤던 캐나다가 단 한 경기에서 6골을 몰아친 것은 캐나다 축구의 눈부신 성장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승리의 환호 속에서도 캐나다 대표팀에는 우려스러운 소식이 전해졌다.
대표팀 중원의 핵심 자원인 이스마엘 코네가 후반 초반 상대 선수의 거친 태클에 걸려 쓰러진 뒤 심각한 다리 부상을 당한 것이다.
의료진이 즉시 경기장으로 투입됐으며, 코네는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빠져나간 뒤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해당 반칙을 범한 카타르의 아심 마디보는 즉각 퇴장 명령을 받았다.
이미 전반전 한 차례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여 있던 카타르는 경기 막판 9명으로 싸워야 하는 악재까지 겹치며 완전히 무너졌다.
코네 대신 투입된 살리바는 프리킥 골을 성공시킨 뒤 자신의 득점 세리머니 대신 코네의 유니폼을 들어 보이며 동료의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기립박수로 이에 화답했다.
이번 승리는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과거 북중미 축구의 변방으로 평가받던 캐나다는 최근 수년간 유소년 육성 시스템 강화와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성장에 힘입어 빠르게 강팀 반열에 올라섰다.
알폰소 데이비스와 조너선 데이비드, 타존 뷰캐넌 등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세대교체에 성공한 캐나다는 이제 미국과 멕시코를 넘어 북중미 축구의 새로운 강자로 평가받고 있다.
캐나다는 이번 승리로 조별리그 통과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지만, 핵심 미드필더 코네의 부상 여부가 향후 대회 성적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캐나다 대표팀은 역사적인 첫 승의 감격을 뒤로한 채 다음 경기를 준비하게 된다. 개최국의 자존심과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은 캐나다가 이번 월드컵에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스 제공: 밴쿠버 교차로>
사진 출처: FIFA 공식 홈페이지